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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민화로 떠나는 신화여행> 저자 하진희 박사 인터뷰(세계일보.2010.4.26)

 

인도에서 미술사학을 전공한 하진희 박사(제주대 교수)가 인도 미술 소장품 중 민화 150점 모아 ‘인도민화로 떠나는 신화여행’(하진희 지음, 인문산책, 1만8000원)을 펴냈다.

책은 저자가 20여 년 동안 힘들게 수집한 희귀 작품들을 수록함으로써 국내에서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인도민화를 통해 인도신화의 세계로 접근한 점이 눈에 띈다.

다양한 신들의 이야기는 문화의 시대인 21세기에 큰 자산이며, 인도는 동양 신화의 보고로써 11억 인구보다 더 많은 힌두교의 신들이 있는 나라이다. 인도신화 속에는 탄생과 죽음, 행복과 불행, 정의와 음모, 희생과 배신, 축복과 저주, 진실과 거짓, 평화와 전쟁, 성자와 악마 등 인간이 살아가면서 만나는 인생의 거의 모든 것들이 들어 있다. 최첨단 과학문명의 시대인 오늘날에도 인도인들은 매일같이 신을 경배하며 신화를 통해 삶의 지혜를 깨닫는다.

또한 신의 형상이나 신화의 내용을 그림으로 그리는 창작 행위가 일상의 한 부분으로 깊이 뿌리내려 있다. 수많은 신들의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한 마두바니 민화, 왈리 민화, 남부지방 민화 등 다양한 인도민화를 통해 인도인들의 미의식과 사상, 그리고 가치관을 엿볼 수 있게 함으로써 이 책은 3000년 이상을 변함없이 이어져 내려온 인도인들의 신화 사랑과 생생한 삶의 기록을 보여준다.

다음은 저자와의 일문일답이다.


▲독자들에게 인도민화는 생소한 분야인데, 먼저 이 부분에 대해 말씀해주시지요.

=인도민화는 인도의 오랜 종교 전통과 더불어 2000년이 넘는 오랜 미술의 역사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민화의 전통은 아직도 그 맥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인도민화는 지역에 따라 각기 다르게 표현되지만, 주제는 대부분 11억 인도 인구의 70% 이상이 믿는 힌두교의 신들입니다. 물론 신화적인 주제 이외에 자연을 주제로 한 작품도 있고, 전통적인 삶의 방식을 그대로 보여주는 주제들도 있습니다. 인도민화가 언제부터 제작되었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자료는 없습니다. 대략 힌두교의 발생과 더불어 신화가 만들어지고 신을 형상화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다양한 문양과 더불어 신을 맞이하기 위한 의식의 일부분으로 민화가 제작되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인도민화는 지역에 따라 다르게 표현된다고 했는데, 어떤 표현 양식들이 있나요.

=인도 대륙이 워낙 광대하다 보니 인도민화의 분류도 지역에 따라 다양한 재료와 표현기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크게 비하르 주에서 제작된 마두바니 민화, 마하라슈트라 주에서 제작된 왈리 민화, 그리고 인도 남부지방에서 제작된 민화가 있습니다.

마두바니 민화는 지금으로부터 약 2000여 년 전부터 이어져 내려온 오랜 전통을 지니고 있습니다. 인도 비하르 주의 고대 왕국인 미티라는 동인도 지역에서 세워진 가장 오래된 왕국 가운데 하나인데, 이 지역의 여인들은 고대로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방식대로 힌두교의 신들을 주제로 민화를 그리고 있습니다.

마두바니 민화의 특징은 여백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가능하면 더 많은 것을 그려 넣어서 여백 없이 바탕을 채우는 것을 좋아합니다. 또한 마두바니 민화에 그려지는 모든 사물들은 그것들이 가장 특징적으로 보이는 각도에서 그려지는데, 이러한 관념은 그들의 인체 표현에서 가장 잘 드러납니다.

그림에서 얼굴은 거의 옆모습으로 표현되며 크게 뜬 눈은 정면형입니다. 그러나 상체, 즉 어깨와 가슴은 정면에서 그 모습이 가장 잘 드러나 보이기 때문에 늘 정면으로 그려집니다. 그래야만 팔이 어떻게 몸에 붙어 있는지를 쉽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남부지방왈리 민화는 마두바니 민화와는 또 다른 표현기법을 보여줍니다. 인도 마하라슈트라 주의 타네 지방의 왈리 부족이 그린 벽화가 처음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부터입니다. 그 전까지는 어느 누구도 이 부족과 이들이 그린 벽화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습니다.

이들의 벽화에 표현된 인체의 표현은 마치 고대 하라파 문명의 테라코타에 표현된 단순한 인체 표현과 유사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가장 오래된 인도 문명의 조형언어인 왈리 부족의 그림이 아직까지도 그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들의 집 안쪽 벽에 그려진 벽화는 대부분 흙벽에 흰쌀가루로 그려졌기 때문에 그 수명이 그리 길지 않은데, 최근에는 벽면이 아닌 소똥을 여러 번 발라서 마련한 천이나 종이에 그려져서 많은 이들에게 그들의 조형 표현의 신비로움을 엿볼 수 있는 즐거움을 가져다주고 있습니다.

인도 남부지방은 원래 인도 토착민인 드라비다족이 아리안족의 침입과 더불어 남하하여 살고 있는 곳입니다. 이 지역은 이슬람의 침략을 당하지 않아서 힌두교 신화와 그 전통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습니다. 다양한 면직물과 천연염료가 많이 생산되는 곳으로 말린 야자 나뭇잎, 면직물, 마, 비단에 식물성 염료나 광물질 염료로 섬세하게 그려낸 그림들이 많이 제작됩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제주대 박물관, 청계천문화관, 충북대 박물관에서 열린 ‘인도신화전’의 호응이 좋았습니다. 인도의 문화를 새롭게 알린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보다 많은 이들이 상시로 관람할 수 있도록 인도박물관을 개관하고 싶습니다. 인도의 정신과 예술 세계는 무한하고, 우리가 그 안에서 배워야 할 것들도 무궁무진합니다.

한편, 스칸드 타얄 주한 인도대사는 추천사에서 “인도와 한국은 비록 거리상으로는 멀리 떨어져 있으나, 고대로부터 두 나라는 역사적·문화적으로 교류해 왔다”면서 “이 책을 계기로 오래전부터 뿌리 내린 인도 문화의 다양성을 깊이 이해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조정진 기자 jjj@segye.com

Posted by 한국인도교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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